최근 외교안보 라인의 업무 처리를 보면 불안하기 짝이 없다. 일본 자위대의 북한 진출 문제에 대한 일본 방위상의 발언 내용을 은폐했다는 의혹을 산 국방부가 대표적 사례이다. 나카타니 겐 방위상이 한민구 장관과의 한·일 국방장관 회담에서 “한국의 유효한 지배가 미치는 범위는 휴전선 남쪽이라는 지적도 있다”고 말한 사실을 의도적으로 공개하지 않은 것이다. 국방부는 그러나 일본 측이 이 발언을 공개하자 그때서야 털어놓았다. 자위대의 북한 진출시 사전 동의를 요구하는 한국 측 입장을 묵살하고 한·미·일 3국 협의 사안으로 몰고 가려는 일본에 뒤통수를 맞은 격이다. 이로 인해 한 장관이 영토주권 등이 걸린 중대 현안에 대한 협상력은 물론 대응 능력이 바닥 수준이라는 사실도 드러났다.
국방부는 한 장관이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장관에게 한국형 전투기(KF-X) 개발사업 핵심 기술의 이전을 요청했다가 공개 거부당했을 때도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여러 번 거부의사를 밝힌 미국에 또다시 매달렸다가 망신당한 사실을 국민에게 호도하려 한 것이다. KF-X 협상 실패는 한 개인이 아니라 한국의 장관이 굴욕을 당한 국익 침해 사안에 해당한다. 윤병세 외교장관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 기자회견 발언에 대해 말을 둘러댔다. “중국이 국제규범을 준수하지 않을 경우 한국이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발언이 남중국해 문제에서 한국이 미국 편을 들어야 한다고 주문한 것이라는 국내외 보도에 대해 “언론의 해석일 뿐”이라고 부정한 것이다. 윤 장관은 그러나 한 강연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이 남중국해 문제에 대해 언급한 것을 두고…”라고 해 논란을 자초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남중국해 발언을 한 것처럼 인정한 셈이다. 외교부는 원고를 잘못 읽은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믿기지 않는다.
지금 한반도에는 격랑이 몰아치고 있다. 중국의 부상과 이를 견제하려는 미국의 동북아 전략이 부딪치면서 한국의 안보 및 외교역량은 시험대에 올라 있다. 어느 때보다도 외교 안보 책임자들의 전문성과 통찰력, 순발력 등이 요구된다. 그러나 외교안보 책임자들은 자질도 전략도 책임 의식도 부족하다는 사실이 분명히 드러났다. 외교안보 사령탑이라는 김 실장은 물론 윤·한 두 장관도 하루빨리 정리해야 한다. 언제까지 이들을 감싸고 돌 것인지 박근혜 대통령에게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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